시간의 그림자.txt

시간은 그저 흘러가지 않는다

by 감성호랑이







오래된 건물 앞에 서서

그의 시간을 가늠해 본다


낡은 문

벗겨진 페인트

깨진 창문


한마디 말도 없이 버텨온

수많은 시간들을

마주해 본다







모든 것이 변했음에도

따스한 햇살만은

여전히 그의 곁에 머무른다


귀퉁이를 돌아

지나온 길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낯익은 한 사내가 지나간다







크지 않은 키에

동그란 안경,

그리고 부스스한 머릿칼


여전히 그대로인 그의 모습을 바라보니

가슴 한켠이 아려온다


햇살은 오늘도 따스하기만 한데

사내의 뒷모습은 지금도 쓸쓸해 보여

보는 이의 맘을 아프게 한다


발걸음 끝에 매달린

그림자는 지난날 상처를 기억하는지

아직도 거멓게 멍들어 있다







한 사내가 있다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어둑어둑 멀어지는 해를 등지고 서있는

미련한 내가 서 있다











어떤 이의 시간은 잘도 흘러가는데

어떤 이의 시간은 그대로 멈춰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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