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재회

겨울비의 위로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겨울비의 위로


전례 없이 칠일째 눈이 오는 동안

주책없이 오래된 슬픔에 미끄러져 있었습니다.

묻기 위해 애를 썼고 잊으려 버둥거렸던 기억은

언제든 살아나는 것이었습니다.

하루를 쉬었다 아흐래째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쌓인 채로 얼어있는 눈을 녹여주는 고마운 비입니다.

부슬거리며 내리고 있는 겨울비가 돌덩이 같이

묵직하게 고여서 아팠던 시간들을 씻어줄 듯합니다.

눈이 날리는 동안 이별이 중첩되어 있었던

이후로 겨울이 싫어졌습니다.

하염없이 쌓이고 있는 눈길을 혼자 걸어야 하는

고난을 이겨내기란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날의 각별한 헤어짐 후엔

눈을 대하는 태도가 움츠러들었습니다.

영혼에 소름이 돋아 살아왔던 대부분의 추억을

되살려내지 못하게 차단시켰던 것입니다.

우산을 접고 빗속으로 걸어 들어가 봅니다.

빗방울에 깃든 찬기운이 이별은 이별답게

간직해도 좋다고 들끓던 마음을 식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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