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시
봄은 기다려 봄만 하지
햇살이 눈부셔지고 꽃이 피기 시작하면
그대가 지나간 길을 따라 찾아갈게요.
아마, 매화가 피고 지는 순서를 이어가면
그대가 남긴 흔적을 놓치지 않을까 생각해요.
매화꽃잎이 흩어지고 보이지 않으면
흐드러진 벚꽃의 개화길을 따라 조금 늦을지도 모르겠군요.
한눈팔았다고 오해는 하지 말아요.
봄이 오고 가는 속도를 종잡을 수 없어서
미처 따라잡지 못하는 것을,
게으름 피우는 것은 아니란 걸 알 거예요.
사계절 중에서 유독 봄을 기다리는 것은
헐벗은 채 웅크려야 했던 기운의 기지개를 켤 수 있어서겠지요.
그렇다고 꽃이 필 기미가 보이자마자
성급하게 봄마중을 나간 그대와 동행을 할 수는 없었어요.
언발을 녹여야 하고 최소한의 새싹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이 필요했지요.
그제서야 눈을 뜰 수가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그대에게 갈 수 있어서 봄은 기다려 봄만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