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재회

목디스에 접질리다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목디스크에 접질리다


팔이 저렸다. 어깨근육에 경련이 일기도 했다. 눌린 신경에 승모근이 목을 포위하고 있었던 거다. 오십견인 줄만 알고 가짠은 마음으로 엑스레이를 찍고 CT 촬영을 했다. 허걱, 목디스크가 심각하단다. 이만하면 통증을 참아내기 힘들었을 텐데 용하게 잘 버틴 거란다. 당장 수술치료에 들어가야 한단다. 그럴 수는 없다. 올해가 마지막 직장생활이다. 병원에 누워 아까운 휴가를 소비할 수가 없다. 큰맘 먹고 예약한 패키지 여행일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 계모임 2박 3일 일정도 펑크를 낼 수 없다. 계획된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싶다. 아쉬움을 남기지 않고 마지막을 마무리하고 싶다. 한 번은 꼭 가봐야지 했던 일생의 여정을 여직 미뤄놓기만 했다. 더는 미뤄둘 수가 없다. 의사의 표정이 좋지 않다. 팔 저림이 심해질 것이고 목과 연결된 신경들이 뻐근함을 어디든 가할 것이라는 무서운 경고를 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처방전과 물리치료에 치중하기로 한다. 독하게 통증에 맞짱을 뜨기로 한다. 목디스크에 접질리고 말았지만 낭만을 지체시키려는 몸의 속도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 목디스크는 삶을 치열하게 살아온 무거운 계급장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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