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시
1004 대교를 건너며
제철을 이겨낸 모감주나무가 꽃을 지우고 숙면에 들고 있다.
머지않을 날에 씨방을 키워 열매를 맺을 의식을 치르고 있는 거다.
신안 갯벌처럼 죽은 듯 살아있는 비법을 터득한 거다.
이처럼 생명을 지키고 키우는 모든 것에게는 비상한 방법이 있다.
1004 대교를 건너며 물이 잇고 있는 섬과 섬들의 공간을 눈여겨보았다.
바다 위에서도 서로를 마주 보며 존중할 공간을
섬들은 서로에게 내어주고 있었다.
물이 빠지면 서로가 공유하고 있던 뻘을 끌어올려
품고 있는 생명들에게 자리를 내어준다.
섬들도 모감주처럼 밀물과 썰물 사이의 시간을 이겨내며
물 위에서 존재가치를 발산해 내는 스스로의 비법이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