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호우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극한 호우


독하게 비가 퍼붓는지가 여러 날이 되었다.

천둥, 번개를 끌어모아 오는 빗소리가 무섭다.

함지박으로 퍼내는 듯 하늘에서 물폭탄이 떨어진다.

넘치고 쓸려나가고 묻히고 세상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어둠이 오면 바람고속도로가 극한 호우를 고속으로 보내온다.

무너지고 잠기고 범람하며 빗물은 힘을 멋대로 쓴다.

인간성을 상실한 권력자가 휘두른 칼은 미친 망나니의

칼부림에 지나지 않듯이 통제되지 않는 힘은 공포가 되는 법이다.

굵어졌다 가느라졌다 예측할 수 없는 광란의 빗줄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산이 무너지고 강은 범람을 강행하고야 만다.

흙탕물 범벅이 된 세계에 뛰어들어 복구에 나선 이들의 안간힘이 눈물 난다.

손길을 보태고 더해도 원상회복에 미치기에는 미약하기만 할 것이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그만두기를 맘먹는 순간 생이 멈춰서는 것이 되리라.

또다시 일어나 살아가야 할 세상을 운명으로 품고 있기 때문이다.

폭우경보가 중첩이 되더라도 여전히 푸르기만 한

플라타너스 잎처럼 꿋꿋이 살아내야 하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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