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는 본능이다

새글 김경진 연애기

by 새글

키스는 본능이다


십년 전 광주에서 일을하던 시절에 자주 찾던 콩나물국밥집에서 그녀와 다시 만났다. 지난 밤 떨어지기 아쉬워 숙소에 들어와서도 전화기를 놓지못하고 오래도록 사랑을 속삭이던 여운을 그대로 품은채였다. 그녀는 오늘도 새롭게 예쁘다. 볼 때마다 새록새록 예뻐진다. 머리카락 하나, 눈썹 한 올까지.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모두 예쁘다. 절대 벗겨내지지 않을 콩깍지가 끼었다. 내가 피곤할까봐 굳이 운전을 하겠다는 그녀의 예쁜 마음을 차마 모른채 할 수가 없어 그녀의 차를 타고 명옥헌원림으로 향했다. 층층이 하늘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뭉게구름이 아름다운 날이다. 폭염에 땀을 흘리며 다다른 명옥헌의 배롱나무꽃에 홀린듯 다가갔지만 이미 내 눈 속엔 어떤 꽃도 그녀를 대신할 아름다움이 아니었다. 백일을 피고 지는 꽃보다 더 오래도록, 아니 영원히 피어서 그녀의 곁을 환하게 해주고 싶다. 광주호를 지나고 화순을 지나 나주호까지 그녀의 옆 자리에 앉아 수없이 칭얼대기만 했다. 나를 빨리 데려가 달라고, 사랑한다고, 한시도 떨어지기 싫다고, 함께 있고 싶다고. 내 생에 이토록 간절한 사랑을 해 본적이 없다. 그녀를 벗어난 나는 이제 상상도 못하겠다. 나주의 남평에서 생고기비빔밥을 맛깔스럽게 먹었다. 그녀와 마주한 식사자리가 익숙하고 편안하다. 반찬을 밀어주고 생선살을 발라 입에 넣어주는 사랑스런 그녀에게 나는 무조건 항복이다. 식사를 마치자마자 신내림을 했다는 남평할머니를 찾았다. 난생 사주며 궁합이며 점을 보는 것은 첨이다. 며칠전 그녀 혼자 철학관에 가서 사주궁합을 봤단다. 좋은 인연이라고 천생연분이라고 내가 그녀를 엄청나게 좋아한다고. 나와 함께 가서 똑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보고 싶단다. 엽전을 던지며 신이 들린 할머니는 연신 좋다고 말한다. 진짜 신이 들린 것인지 꼭 잡고 있는 우리의 손을 보며 신이 난 것인지 알 수도, 알필요도 없다. 운명처럼 만났단다. 내가 그녀를 공주님처럼 업고 살거란다. 빨리 결혼해도 된단다. 서로 놓치지 말란다. 점을 보는 내내 나와 그녀는 손을 꼭 그러쥐고 서로에대한 신뢰를 확인했다. 아! 또 헤어져야할 시간이다. 걸음이 떨어질 리가 없다. 우리의 만남이 감각적으로 갈수록 짧아지는 날이었다. 첫만남 후 대담함이 필요한 날이 된 것이다. 첫키스는 정신이 아득하다. 입술을 뗄 수가 없다. 사랑한다는 수만번의 말보다 향기롭다. 키스는 서로의 삶에 전부가 되겠다는 본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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