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고백이 어색하지 않았다
새글 김경진 연애기
사랑한다는 고백이 어색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제 내 삶의 최종 목적지가 되었다. 이전의 삶이 어떠했든 아무 상관이 없다. 고단하기도 했을 것이다. 때로는 버거운 시간이 본래 삶의 모습이라고 착오하면서 살아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지난 시간은 돌이켜지지 않는다. 잊을 수는 없겠지만 곱씹으며 오늘을 방해하도록 하지는 말자. 지금 이렇게 만나기 위해 조금 먼 길을 돌아왔다고 치하를 하자. 지금부터는 그녀를 만난 이후 함께할 사소한 행복을 위해서 맹목적인 꿈을 꾸고 싶다. 단 한순간도 허비하지 않는 사랑으로 그녀의 옆을 지키고 싶다. 물이 빠져나간 함평의 돌머리 해변에서 그녀의 따순 품을 안았다. 비가 오다 말다, 햇빛이 비추다 말다 변화무쌍한 날씨였지만 그녀와 내 가슴은 잔잔하게 서로를 향해 닿아있었다. 어떤 조건도, 필요도 이제 의미가 없다. 짧은 만남의 시간이 장애가 될 수도 없다. 떨어져 있는 거리는 물리적일뿐 마음은 항상 지척에 있다. 사랑한다는 고백이 어색하지 않았다. 속도를 무시해버린 결혼해달라는 간절한 목소리는 떨리지 않고 그녀의 귓바퀴까지 무사히 전달되었을 것이다. 무엇이되었건 그녀가 하고 싶다면 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녀를 위한 시간을 살아갈 것이다. 그녀가 내 삶속의 마지막 장의 주인공이 된 날이었다. 집으로 보내주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올수록 가슴 한켠이 아린다. 보내기 싫어지기 시작했다. 인적이 뜸한 운천저수지 데크로를 손을 놓지않고 걸으며 다시 한번 다짐의 약속을 했다. 앞으로는 우리 둘만의 삶에만 매달려 살자고. 어둠이 깔린 골목에서 그녀를 보내주며 나는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그녀의 손이 빠져나간 손아귀가 너무나 허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