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날들의 쓸모
가지를 늘어뜨리게 매달린 아카시아꽃의
군무가 바람을 멈추게 하고 있습니다.
싱그러운 생명의 의지를 담아낸 냄새가
숲을 정신없도록 흔들어 댑니다.
낮은 담장을 휘어감은 넝쿨장미는
붉은 울타리를 단단히 치고 있습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지금은 찬란한
5월이라고 새겨져 있습니다.
어찌, 오늘만 새롭게 보이기야 하겠습니까.
숨을 쉴 수 있는 모든 날들이 하나같이 감탄입니다.
날마다 거뭇하게 커지는 턱수염을 만지는
반복의 일상이 은혜롭습니다.
다 마신 커피잔을 씻어내며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콧노래를 불러내도록 경쾌합니다.
그대에게 빠져들고 나서 모든 날들이
달리 보이는 기이한 꽃이 피었습니다.
빠지면 빠질수록 즐거운 향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하는 아카시아꽃처럼,
날렵한 가시 사이에서 맹렬하게 아름다움을
잉태하고 있는 짙붉은 장미처럼
그대와 함께라면 모든 날들이 5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