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밥상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뜨거운 밥상



꽃잎이 날리다 올라오는 밥상을

벚나무 아래 평상에 차려놓고

냉잇국에 훌렁하게 밥을 말아먹던

기억이 가장 뜨거웠었습니다.

양은 대접에 따라놓은 묽은 막걸리에

수줍게 앉은 꽃잎을 집게손가락으로 저어

달게 마시던 모습을 마지막으로 기억합니다.

사월이 되어서야 피던 벚꽃은

성급하게 삼월이면 피었다 지기 시작합니다.

다 비우지도 못한 국그릇을 놓아둔 채

숟가락을 내려놓고 평상을 나서던 뒷모습처럼

계절은 빨리 왔다 빨리 갑니다.

당신이 떠나고 오래 지난 지금도

식지 않는 아련함으로 밥공기를 채우고 있는 아픔이

마음을 흐드러지게 피워냅니다.

꽃등이 켜질 때마다 눈두덩이 뜨거워지는

밥상에 앉아있던 모습이 그립습니다,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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