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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글 Jun 23. 2021

손세실리아

손세실리아



네 곁에 오래 머물고 싶어

안경을 두고 왔다
나직한 목소리로
늙은 시인의 사랑 얘기 들려주고 싶어
쥐 오줌 얼룩진 절판 시집을 두고 왔다
새로 산 우산도
밤색 스웨터도 두고 왔다

떠나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날을 몰라
거기
나를 두고 왔다   



날시예감

시인에게 섬은 어떤 존재일까.

정신적 교감이라도 나누는 생명체라도 될까.

오래도록 머물러 이야기를 들려주고 마음을 주고 싶었나 보다

그러다 결국 자신마저 섬에 두고 싶어 졌을 것이다.

제주의 섬에 머물며 섬과 함께 살아가는 시인의 마음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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