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날마다 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글 Jul 10. 2021

서종택

서종택  



평생 한 번도

바람에 거슬러 본 적 없었다

발목이 흙에 붙잡혀

한 발자국도 옮겨보지 못했다

눈이 낮아

하늘 한 번 쳐다보지 못했다

발바닥 밑 세상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

너무나 많은 움직임이 있었으므로

참, 모질게도, 나는 살았다  



날시예감

평범해서 모질게 사는 것이다.

부르면 불려 가고 내치면 물러나며 나아가고 물러남이

내 맘대로 다 되는 세상이 아니어서

흐름을 타며 사는 것이 평범이다.

평생 이름 한 번 화려할 일이 없지만 이름 없어질 수도 없다.

그러나 어디 평범하지 않게 살아보려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으랴.

수없는 망설임과 주절거림으로 빛나는 삶의 거친 세상으로 뛰어들고픈 마음을

주저앉히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역시나 평범해서 모진 생을 살아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멀리서 가까이서 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