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근
갈림길
정일근
길은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다
너에게로 가는 길이 나에게 있었고
나에게로 가는 길이 너에게 있었다
지금 가장 멀고 험한 길을 걸어
너는 너에게로 돌아가고 있다
나는 나에게로 돌아가고 있다
이제 작별하자
이승에서의 길은 여기까지다
길은 가까워질수록 멀어지는 것이니
멀어질수록 가까워지는 것이니
날시예감
처음부터 그랬을 것이다. 정해진 길을 가다가 돌아가는 것일 뿐이다.
나는 나에게로, 너는 너에게로 왔던 길 되돌리는 것이 이별이다.
가까웠다가 멀어지는 것이 이별이다.
멀어져도 가까운 것이 또한 이별이다.
이별하는 사람들의 눈은 모두 젖어서 먼 곳을 향해 있다.
그래서 그리움은 항상 아련한 것이고 서글픈지도 모르겠다.
엇갈린 길의 비애가 절절한 시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