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날마다 시

바다

백석

by 새글

바다

백석



바닷가에 왔더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 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고만 싶구려


구부정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만 같구려

당신이 뒤선 것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구려

당신이 이야기를 끊은 것만 같구려


바닷가는

개지꽃에 개지 아니 나오고

고기 비늘에 하이얀 햇볕만 소리소리하야

어쩐지 쓸슬하구려 서럽기만 하구려



날시예감

사랑하는 이와 멀리 떨어져 나와서 그 쓸쓸함에 취해 있나 보다.

나타샤는 어디에 두고 혼자서 바다에서 독백을 하고 있는가.

쇠리쇠리한 햇볕(눈부신 햇볕) 마저도 쓸쓸하고 서럽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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