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내가 좋다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평범한 내가 좋다


화만 내지는 않지만 화도 잘 낸다.

가끔은 쌍소리 하는 것도 즐겁다.

시무룩해지는 날이 뜬금없이 찾아온다.

날이 궂으면 외로움을 타고 허기가 진다.

뉴스를 읽다 마우스 드래그를 멈출 때면 멍 때리는 중이다.

꽃 멍, 불멍, 노을 멍, 비 멍을 좋아한다.

어쩌면 멍하게 세상을 보는 것이 장점일지 모르겠다.

신경질적이지만 신경 쓸 일이 생기는 것은 싫어한다.

나를 배려해주는 이에게만 배려를 한다.

받은 만큼만 주고 주는 만큼은 꼭 받아내야 직성이 풀린다.

실수를 하면 자존감에 상처를 많이 받는다.

이롭지 않은 약속이라도 지키려 애쓴다.

나에게 해를 입힌 사람은 다시 곁을 허락하지 않는다.

익숙하지 않으면 거리를 두는 편이다.

귀찮으면 아무것도 손에 잡으려 하지 않는다.

좋은 건 좋고 싫은 건 무조건 싫다.

누가 흉을 보면 어떤가. 그는 내가 아니다.

이토록 기가 막히게 평범한 내가 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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