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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1

책을 열다

by 새글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1

광수생각으로 명성을 얻었던 박광수 씨가 좋은 시들을 엮고 그림을 그려 펴낸 시선집이다. 짧고 잔잔하게 다가오는 시들이 주로 편재되어 있다. 엮은이에게 힘을 주고 외로움을 달래주고 삶의 지평이 된 시들이라는 자평이 기록된 시들이다. 엮은이의 우울하고 다소 반사회적이었다거나 홀로떼기 같았던 청소년 시절을 비틀려 나가지 않게 이끌어 주고 위안을 준 시들을 보면서 나도 위안을 받는 것은 그와 나의 성장기가 비슷했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상처를 가진 사람들은 모두가 동질성을 가진 존재들이다. 상처는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픈 사람들을 지극하게 이해할 수 있는 품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시를 읽는 즐거움에 빠져든다.


멀리서 빈다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나태주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 우산보다

함께 걸어 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임을.

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


그대를 만나고서부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대여, 지금 어디 있는가.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말도 못 할 만큼

그대가 그립습니다.

-이정하



저처럼

종종걸음으로

나도

누군가를

찾아 나서고

싶다......

-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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