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열다
그럴 때 있으시죠?
방송인 김제동의 소소한 삶의 이야기다. 살아간다는 것은 다들 그럴 때가 있다는데 공감이 간다. 가끔 고개 끄덕이면서 가끔 빙긋이 웃으면서 책장을 넘긴다. 지루하지 않아서 좋다. 어렵지 않아서 좋다. 낯설지 않아서 좋다. 누가 누구에게, 아무나 아무에게 있을 듯한 이야기를 하듯 하는 글이 술술 익힌다. 나도 그럴 때가 많다고 내가 나에게 답을 해본다.
이 책은 김제동식 세상 보기다. 마음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다. 마음을 열고 사는 사람에게는 괴로움도 즐거운 일이 되고 슬픔도 공감할 수 있는 일이 된다. 오늘을 살아가면서 많은 부분에서 우리는 마음에게 미안하다. 열려고 노력해 보지도 못하고 닫힌 마음의 문을 무심히 지나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여유를 가지지 못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각박해져 살며 힐끗힐끗 눈치를 보며 옥죄임을 당하며 지낸다.
마음을 연다는 것은 또한 다른 말로 한다면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마음의 문에 빗장이 걸린 상태에서는 주변을 관심 있게 통찰해 볼 수가 없다. 관심은 사랑과도 대변되는 말이다. 마음을 열어야 사랑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이들에게 작은 관심과 배려를 베풀 수 있도록 나 자신에게 먼저 관대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귀찮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나 자신에게 엄격한 것이 사실이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나에게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존재의 이유마저 없지 않겠는가.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사랑하고 존중해줄 것인가. 다른 모든 것을 사랑하기 이전에 나를 먼저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나를 사랑하는 것은 모두를 사랑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조건임을 알아야 한다. 김제동식 세상 보기를 나는 마음으로 읽었다.
마음이 있고 관심을 부르고 따뜻하게 배려하고 사랑하는 것. 그의 말과 글 속에 일관되게 이어지고 지켜지는 것이 마음이지 않겠는가. 시골 마을 이장의 이야기, 엄마와 누나와 매형들의 이야기, 농사짓다 거리로 나온 촌뜨기 착한 사람들 이야기, 지친 어깨를 끌고 다니는 학생들 이야기 그리고 혼자 사는 것을 벼슬처럼 줄곧 떠벌리는 자신의 이야기. 이 모든 이야기의 근본에는 따뜻한 마음이 콸콸 부어져 끓어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