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열다
그런 그런 책들
내 마음에 머무는 사람
-용혜원 시집
사랑이라는 말을 들리는 그대로,
읽혀지는 그대로,
느껴지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될 시들이 책으로 묶여있다.
누구나 해본 사랑.
누구나 가슴에 담은 사랑.
그렇게 사랑을 읽으면 될 것 같다.
슬픈 감자 200그램
-박상순 시집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중첩된 의미의 전달!
새로운 긴장감의 조성!
들끓는 단어들의 중얼거림에서
상상의 파고만 넘나들다
내 생각의 배는 좌초하고 만다.
생각의 폭이 짧고
상징의 확장에 익숙하지 못한 나로서는
읽히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뜨거운 감정의 울림이 있어야
시가 아닐까 생각하게 만든다.
라면을 끓이며
-김훈 산문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의 공간에 진열되어 있는 책이라 별 망설임 없이 집어 들고 나왔다가
앞부분을 읽고 그대로 책장 속에 들어가 버렸다. 거장의 글솜씨야 내가 평가할 사항이 아니고
그저 그렇다.
다른 길
-박노해 사진에세이
노동의 새벽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얼굴 없는 시인 박노해의 티베트에서 인디아까지의 여행을 하면서
찍은 사진에 글을 붙인 에세이집이다. 노동운동가였던 시인의 눈에 비친 티베트와 인디아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은 오지의 가난한 삶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따뜻하며 푸근하다. 흑백사진에 담긴 그들의 일상은 낯설지가 않다. 우리의 오래된 모습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순례자처럼 카메라를 들고 그 삶 속으로 들어갔다 온 시인의 책을 곁에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