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의미
집안에 들어와 함께 시간을 나누면 가족이 된다.
핏줄로 이어져야 가족이란 범주에 포함시키는 구분선은 구시대 유물일 뿐이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식물이든 무엇이라도 같이 공간을 나누어 살면 가족이다.
하물며 열어놓은 창문으로 들어왔다 갇힌 공기라도 가족이라 말하지 못하겠는가.
저절로 손길이 가고 마음이 쓰이면 가족이다.
피곤한 몸을 던져 맡겨도 좋을 소파, 젖은 머리를 말리는 헤어 드리이어,
눈을 뜨자마자 까끌한 이를 닦는 칫솔, 문을 열 때마다 손이 닿는 문고리.
몸이 닿는 모든 것, 깊이 배려하지 않아도 서운해하지 않는 것,
있는 듯 없는 듯 필요를 채워주는 도구들, 언제라도 떠오르면 마음 편안해지는 것.
가족은 거창하지 않아서 거대하게 나를 품어 주는 것이다.
그중 최고는 지금 내 곁에서 숨을 쉬고 잠을 자는 사람이다.
밥그릇, 국그릇, 숟가락을 구분 없이 쓰는 사람은
운명을 공유해 서로의 마음을 절도한 가족 공동정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