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
밥 한번 먹자고 해도 될 사람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밥 한번 먹는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용무가 있다는 표현이다. 관심이 있다는 말이다. 호감이 생겼다는 의미다.
지나가다 눈인사, 손인사를 하면서 밥 한번 먹자고 하는 말은 일상적인 인사말이 되었지만 싫지 않다, 만나도 괜찮겠다고 건네는 가볍지 않은 화두와 같다.
1. 마주칠 때마다 가벼운 인사를 건네는 사람의 호감은 받아들여도 좋다.
-직접적인 일관계나 친분이 없는 사이임에도 눈에 보일 때마다 환하게 웃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손을 내밀어도 좋다. 호감에는 호감으로 맞이해 주는 사람이 나도 되어야 한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만 관계를 맺고 지낼 수는 없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만 주변에 있는 것은 아니다. 무겁지 않지만 부담을 주지 않는 사람들과의 폭넓은 사귐이 삶을 풍성하게 해 준다.
-가볍게 마주 앉아 일상의 소소함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밥 한 끼 할 수 있다면 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2. 나의 즐거움을 즐거워해줄 줄 아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밥을 사도 좋겠다.
-내가 즐거워야 살맛이 난다. 즐거움은 혼자 누리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같이 즐거워해줄 줄 아는 사람이 있다면 몇 배로 증폭이 된다.
-내가 즐거울 때 함께 즐거이 기분을 같이 해준다면 어찌 함께 먹는 밥이 맛이 없겠는가. 밥 사주는 비용이 아깝겠는가.
3. 우울하거나 외로움을 탈 때 진정한 근심의 마음으로 다가오는 사람에게는 꼭 밥을 사자.
-살다 보면 좋은 일보다는 그렇지 않은 일이 더 많을 수 있다.
-건강에 관하여, 경제적 곤궁에 대하여, 가족 간의 다툼으로 인하여. 언제 어떤 상황에서나 우울감을 경험하게 되고 이어지는 외로움에 빠지게 된다.
-그 곤경을 비웃음거리로 뒷담화를 하지 않고 진심을 다해 같이 걱정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삶을 잘 살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남아있을 시간을 오래도록 공유해도 좋을 사람에게는 반드시 주고받음이 없이도 계속해서 밥을 사도록 하자.
4. 만나면 긍정에너지를 선물해 주는 사람에게도 밥 한번 사자.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은 관계에서 나오는 에너지에서 나온다.
-만나면 기분이 좋아야 지속가능한 관계가 된다. 부정반응이 오는 사람과는 관계를 억지로 유지할 필요가 없다. 만날수록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긍정의 힘을 생성해 주는 에너지원이다.
-긍정에너지를 주고받는 사람에게 밥 한번 살만한 이유는 그래서 더 충분하다.
5.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조건 없이 무조건 밥을 사야 한다.
-사랑만큼 살맛 나게 해주는 감흥이 없다.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에 조건이 개입되지 않듯 통장의 잔고를 묻지도 따지지도 말아야 한다.
-사고 사고 살수록 감정의 소용돌이가 거세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