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
밥은 마음입니다
먹고사는 일이 아닌 게 무엇이 있겠습니까!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인가, 먹기 위해서 사는 것인가. 앞뒤를 바꾼 질문은 결국 같은 말일 뿐입니다. 살아야 먹을 수 있고 먹어야 살 수 있다는 결국은 서로 같은 의미인 것입니다. 아무리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다고 해도 밥때가 되면 먹고 해야 합니다. 배가 곯으면 중차대한 일도 집중할 수가 없게 됩니다. 밥은 육체에 에너지를 공급하지만 마음에도 힘입니다. 죽은 이에게도 본격적으로 장례를 치르기 전에 밥 먹고 가라고 한상 거하게 차려줍니다. 하물며 살아있는 사람에게 한 끼 정성이 깃든 밥은 삶의 의지를 넓혀주지 않겠습니까?
지금이야 말할 것도 없고 지금의 이전부터 줄곧 힘들어 죽겠다고 쓰러지기를 밥먹듯이 하는 그대로부터 걸려온 만나자는 연락이 나로서도 부담스럽습니다. 나라고 지금이 힘에 부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몸보다는 마음이 먼저 쓰러지려는 것을 억지로 세우고 있습니다. 먹고살아야 할 앞날이 걱정입니다. 어렵사리 마련한 딸랑 한채 집은 가치가 곤두박질치고 통장의 잔고는 날로 마이너스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은퇴는 코앞으로 다가오고 그 후가 막막합니다. 게다가 떠난 사람들과 다시 만난 사람들과의 마음정리가 애매한 상태입니다. 마음이 아픈 이들이 서로 만나서 해야 할 넋두리가 귀청을 따라나섭니다. 하지만 그 힘겨움을 외면할 수가 없어서 그대에게 인지, 나에게 인지 분간할 수 없는 위로의 말을 한보따리 가슴에 쌌습니다. 출발하면서부터 서로에게 힘이 나는 맛난 밥을 어떤 것으로 사줄까 맛집 검색을 합니다. 힘든 시간을 살아야 할수록 밥은 거르지 맙시다.
"밥은 먹었니." "밥 먹자."라는 말속엔 그 사람의 마음이 몸땅 들어 있습니다. 위로와 걱정과 관심 같은 마음을 포함한 사랑의 감정을 밥에 담아 한그릇 건네는 것입니다. 밥은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