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사이 도깨비가지꽃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갈대 사이 도깨비가지꽃


감자꽃이거나 가지꽃과 닮았으나

전혀 다른 생명체가 예상치 못한 곳에 자리를 잡고는

생경한 자세로 만남을 주선하고 있었다.

갈대가 우거진 하천가에 등불을 밝히듯

거친 갈대줄기를 밀쳐내고 틈을 만들어

자태를 굳건히 잡은 도깨비가지꽃,

생소한 모양으로 낯가림도 없이

빤히 얼굴을 갈댓잎 사이에 들이밀고 있다.

질긴 집념은 타고난 잡풀들의 성정인가 보다.

생명을 유지시키는 각고의 연명술에

갈대도 자리를 내주어야 했으리라.

세든 공간을 넓히며 도깨비가지는

버젓이 꽃무리를 피워 생존을 과시하고 있다.

몰염치로 지탄받으면 어떤가,

삶의 유형에 구차함이란 없다.

배짱은 절박함에서 비롯되어야 용기가 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도깨비가지꽃에게 전수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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