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꽃이 질 때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석류꽃이 질 때


선홍의 꽃이 피었다 지는 동안 늦게 시작한 장마는

자책이라도 하듯 예년의 기세를 뛰어넘었다.

하루 걸러 폭우와 폭염주의보를 교차 발휘하면서

유월을 넘어 칠월로 퇴색하지도 못한 꽃을 떠내려 보냈다.

사람이 왔다 가는 것처럼 꽃이 떠난 자리엔 흔적이 남는다.

떠난 이를 잊지 않으려는 안간힘으로

그리움의 크기를 부풀리듯 나뭇잎들이 열매를 키워낸다.

그리하여 떠났다고 믿었던 이는 놓아준 적이 없었고

혼자였다는 슬픔은 거짓된 망상이었음을 추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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