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 유감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혈압 유감


재검진을 약속한 전날 저녁, 하지 말라고 하면

평소라면 하지 않던 것까지 새삼 간절해진다.

이른 저녁밥을 간단히 먹고 다음날 아침 검사가 끝날 때까지

물 한 모금 마시지 말라는 유의사항을 되새길수록

헛허기가 예민해진 뇌를 자극한다.

약을 먹어도 기대만큼 떨어지지 않는 해로운 콜레스테롤이

여전히 이로운 콜레스테롤 수치를 월등히 앞서 있는 상태다.

만추를 밀어내는 늦은 밤 비가 스산하다.

통창으로 내려다보이던 나뭇잎들이 비와 함께 섞여 내린다.

날짜를 바꾸는 마감뉴스 날씨전망은

기온이 급강하하고 서쪽으로부터 바람이 거칠 것이라고 한다.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할 겨울이 목전이다.

몸이 먹고 있는 세월만큼 마음도 약해지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여야겠지만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있던

혈압마저 겨울의 입구에서부터 불안함을 느낀다.

심장이 빨리 뛴다는 것은 달갑지 않은 신호다.

날씨의 변화에 맞춰 마음의 옷을 껴 입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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