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초 지는 밤은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유홍초 지는 밤은


유홍초가 꽃잎을 닫을 준비를 시작하는 밤에는

억지로 눌러놨던 슬픔을 담담히 말해도 된다.

작아서 무리를 이뤄야 더 빛날 수 있는 운명을

순하게 받아들인 유홍초가 지기 시작하는 밤은

그저 그런 사랑이었을 시간일망정

잊었다고 거짓부렁 하지 않아도 된다.

밤이슬이 내리고 유홍초가 꽃잎을 완전히 닫으면

본격적으로 어둠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지 못할 수가 없다.

그래서 유홍초가 지는 밤은

꽃을 둘러싼 어둠에 숨어있던 오래된 그리움도

함께 진다는 사실을 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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