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리에서
차갑게 몰아치는 파도소리에
되려 마음은 뜨거워지는 것이었다.
속을 내보일 수가 없어서
바다가 불러오는 바람을 맞이하기를
감흥 없이 번번하게 했다.
바다가 좋다고, 파도의 울림으로
바다가 소리 내어 부른다고
네가 고백했을 때 이후로
바다에 오는 습관이 생겼다.
버려진 공병에 들었다 나가는 바닷소리,
종달리 돌담길 모퉁이에 머리를 내밀고
불 켜진 어선을 짓어대는
어린 강아지의 불안한 소리.
온갖 소리를 품고 있던 밤은
으슥함을 수평선 쪽으로 밀어내고
일출봉을 타고 내려온 바람은 마시다 놓아둔
술잔을 사정 봐주지 않고 흔들어 댔다.
파고가 높아질수록 포말이 더 눈부셨고
내가 품은 그리움은
가누지 못할 만큼 몸집을 불렸다.
속이 바닥나 완전하게 빌 때까지는
너의 바다였던 그 바다는 변하지 않고
나의 바다가 될 것이다.
파도와 소리가 분리되지 않는 한
너와 내가 따로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