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를 흔들며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고요를 흔들며


눈내림이 밤이 가진 소리들을

강제로 음소거한 것처럼 고요하다.

함박눈이 하염없이 오는 밤에는 어둠이 옅어진다.

눈부신 흰 꽃등의 행렬이 헤아릴 수없도록

은근한 빛을 뽐내기 때문이다.

빛과 어둠 사이의 고요를 흔들며 내리는 눈은

기상특보를 품어야 하는 겨울밤의 자체발광체다.

몬스테라가 너른 잎으로 지키고 있던

밤의 언어를 여백 같은 실내의 실루엣에 내려놓는다.

어디에서 무슨 사연을 적어내며 살아가고 있든

매사에, 모든 순간이 안녕해야 한다고

매서운 폭설이 내는 소리를 흡수한다.

창틈으로 새어드는 냉기를 손등으로 가늠하며

나는 나에게 포위되어 생의 격변에 적응하려고

안달이 난 내면의 발작을 소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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