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유감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강풍유감


겨울 동안 가지치기를 당한 나무가

잔가지를 거칠게 흔들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일변하는 2월의 날씨가

짓궂다는 것은 세월을 빈틈없이

잘 살아온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옷깃을 풀었다 매기를

어수선하게 해야 하는 변덕스러운 날씨를

접할 때마다 곤혹스러운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정오부터 히말라야시다는

바늘 같은 잎들을 뭉텅뭍텅 내두르며

몸트림을 산만하게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나치게 잦아져 반갑지가 않아 진

소낙비가 내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람소리 요란해지고 비까지 거침없어지면

잘린 나뭇가지처럼 아물지 않은 생채기들이

집단으로 되살아나 흔들리지 않을까 유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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