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화신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봄의 화신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날씨가 꿈틀거립니다.

게 중, 사나흘이 지나도록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비가

생물들을 예정보다 이르게 깨우고 있어

간절기를 단축시키고 있습니다.

조매화가 개화를 시작했다는 소식과 함께

탐매마을의 홍매화가 만개했다는 기별을 전해주려

빗방울이 사력을 다하는가 싶습니다.

바람 속에 섞여있는 햇발의 씨가 숨을 틔우면

마음 한켠에 깃들어 있던 사람들에 대한

끈덕진 그리움을 깨워야겠습니다.

묵혀놓는다고 묻힐 그리움이 아닐 겁니다.

햇살과 비가 번갈아가며 시간을 풍화시키고

계절과 계절 사이에 퇴적시키는 것처럼

일깨운 감정의 등고선에 기록적인 인상을 남겨야겠습니다.

사람이 그리워지면 변화무쌍한 날씨만큼

마음의 안과 밖을 연결하고 있는 감정선이 요동을 칩니다.

감춰두기 위해 애썼던 애틋함을 개화시켜

만발한 봄의 화신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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