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주의자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편식주의자


골고루 먹겠다는 약속은 지키기 어렵겠습니다.

내키는 것에 먼저 손을 대야겠습니다.

맛없는 것이 약이 된다는 권고는

들은 자체로 약발을 받은 것으로 치겠습니다.

몸이 원하는 맛에 반응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맘이 지정해 주는 풍미를 따라가야 건강해집니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했다고 하지만,

갓 채집한 신선함으로 요리의 품격을 높였다지만

미각이 반응을 하지 않는다면

먹는 즐거움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됩니다.

사는 맛을 제법 잘 소화하고 탈이 나지 않기 위해서는

들려오는 말들을 선별해 섭취하고 과식은 금물입니다.

감칠맛으로 중무장한 소식일수록 영양가가 없습니다.

화려한 플레팅으로 관심을 끄는 말잔치에

줏대 없이 속지 않아야겠습니다.

나는 관심을 끌어들이는 보약 같은 유혹에

맞서려 하지 않고 굴복하는 편식주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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