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를 타며
새벽어둠이 가시지 않은 시간임에도
사람들은 떨쳐내지 못한 잠기운을 붙든 채로
플랫폼에 도착한 열차를 향해 잰걸음이다.
이미 예약된 좌석이련만 막상 정차한
객차의 문이 열리기도 전에 마음이 분주하다.
고되다는 핑계를 받아들이지 않는
삶의 무게를 지탱해 나가기 위해서는
저마다 업고 있는 일상에 스며들어야 한다.
그러므로 송정리에서 용산행 첫차를
타야 하는 날이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기를
고심하며 바랄 뿐이다.
출발을 알리는 기계음의 여운 속으로
오늘과 내일의 수고로움이 겹겹이 얽힌다.
다만, 인연의 늪에 빠져 발차가 지연되기를
바라는 이들만의 배웅을 하는 손이나
떠남을 목전에 두고 잔떨림이 모아진 손이나
아쉬움이 침투해 흔들림의 속도가 느릴 뿐이다.
열차가 속력을 내면 깊은 한숨을 뒷덜미에 베고
이색적인 풍광 속에서 휴양을 꿈꾸는
간절한 선잠이라도 청해봐야 할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