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류
한바탕 험한 꿈을 꾸다 어금니가 아파서 잠을 떨쳐냈다.
악문 이빨보다 힘을 과하게 준 아래턱이 더 아파왔다.
가슴팍을 아프게 했던 지나간 추억은 꿈에서마저도
묵직한 고통을 상형문자처럼 해독하기 어렵게 그려낸다.
잊었겠거니 무시하려 했지만 아교나 되는 듯이
기억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피보다 진득한 사랑을 주고받았던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던 상처는 흉물처럼 가슴에 새겨지는 것이다.
어쩌면 모든 힘을 빼앗긴 후에야 미련을 거두고
물살에서 떠밀려 나올 수 있겠구나 싶다.
헤어 나오지 못할 시간을 지탱해야 하는 오늘이 격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