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지 않다
감정이란 정직하지 않다.
슬픔은 증폭시켜 고저 차이를 크게 하고
그리움은 고립을 자초하여 처지를 더 궁색하게 한다.
그래야 자신의 감정에 매료되어
깊이 빠져들게 되기 때문이다.
있는 만큼만, 느껴지는 만큼만 표현하자면
사실 겉으로 드러내 보이기가 애매한 상태일 것이다.
마음을 추스르고 아픔을 빨리 이겨내기 위해서는
자기감정을 크게 속여야 한다.
나는 감정의 씨앗에 물과 거름을 덮어주고
튼튼한 싹울 키우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그리하여 슬픔의 풀꽃, 그리움의 나무에
과장된 감정을 이입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