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속의 꽃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꽃 속의 꽃



그대가 놓아두고 간 조화에서

언뜻 향기를 맡았습니다.

며칠 전에 내린 눈이 여전히 녹지 않을 만큼

영하의 바람이 매섭습니다.

창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바람의 기운에

겨울이 봄보다 간절하게 깃들어 있습니다.

때를 다할수록 떠나기를 거부하는

집착이 세지는 걸 겁니다.

속옷 바람으로 커피잔을 들고

물 없는 화병을 차지하고 있는 노란 해바라기와

핏물 같은 모란을 물끄러미 봅니다.

사철 지지 않는 꽃잎이 생생합니다.

우리에게 불꽃처럼 일어난 사랑이 사그라들지 않고

열렬하게 핀 그대로를 지켜가고 싶습니다.

한 잎, 한 잎으로 만들어져 있는 꽃에서

그대의 살 냄새가 물씬 풍겨납니다.

그대는 꽃 속의 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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