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시
말의 두려움
속도를 늦추고 적합한 어휘를 동원한다고 하더라도
말하기의 양을 줄이려 노력하지만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
잘하려 애쓰지만 하고 나서면 잘했는지 의문이다.
내 입으로, 내 목소리에서 시작되었지만
내놓은 말은 나만의 것이 아니게 된다.
후회하지 않으려 조심에 조심을 추가한다.
상처를 입히거나 상처로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며
소리의 높낮이를 조절하고 단어의 선택에 정성을 다 한다.
그러나 아무리 초집중을 하더라도
단 한마디, 한 단어만 삐끗하면 의도와는 상관없이
처음과 끝의 해석이 엉망이 되고 만다.
오남용이 중독을 불러오고 마음과 몸을 상하게 하는 것처럼
말하기를 약을 가려먹듯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