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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글 May 21. 2024

불변의 서

새글 에세이시

불변의 서

비가 거슬리게 온종일 오고 있어도 변함없다.

하루를 이틀이나 되는 듯이 팍팍하게 걸어야

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네가 있는 곳이면 어디나,

눈앞에 보이든 보이지 않는다 할지라도

모든 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기 때문이다.


기이한 풍경을 보러 가는 여행지에서

길게 늘어선 줄이 줄어들지 않고

질서 없이 끼어들기로 늘어나기만 할 때에도

앞선 사람들은 딴청으로 지체를 하고

뒤에선 성급한 목소리로 등을 밀쳐대도

기분이 망가질 만큼 짜증나지가 않는다.


네가 손을 나에게 맡기고 옆에 나란히 서서

헤실헤실 행복하게 웃고 있기 때문이다.​

나에겐 나를 위해서 지키고 감싸야할 최우선이

너라는 역설적인 사실은 살아갈수록

숭고해지는 불변의 판결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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