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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글 May 31. 2024

거기서 만나요

새글 에세이시

거기서 만나요


모든 날에 꼽으며 기도했던 평온을 얻어내고 싶습니다.

불안과 불편이 마음의 평정을 지켜내는데 

하등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그날에.

모자람을 채우려 하지 않아도 마음이 자유로운 그곳에.

전부의 걱정이 기우가 되어 마음이 상할 틈이 없는 그 시간에.

토박토박 느린 걸음이지만 한 발 앞서 가서 거기에 있겠습니다.


서두르지 말고,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열어놓은 길을 따라오면 됩니다.

그렇다고 걸어 나간 흔적이 희미해져 

찾아내기 힘들 때까지 너무 지체하면 안 돼요.

기다리다 지치면 내가 느끼지 못하는 순간에 

깨어나지 못할 깊은 숙면에 들어갈지 모르니까요.


나뭇가지를 기울여 햇빛을 가려줄 지붕을 이어 올리고

거친 비바람이나 막아내주도록 풀대로 낮은 담을 쌓아놓을게요.

잠자리에는 향기가 은은한 마른 풀잎을 넉넉히 깔아놓겠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마음을 병들이던 근심들이 

속속들이 정체를 드러내놓고 녹아내릴 거기에서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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