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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글 Jun 19. 2024

왜?냐면 말이지

새글 에세이시

왜?냐면 말이지


왜?냐면 말이지, 더듬이 끝에 상처가 나 

감각을 회복하지 못한 알락하늘소처럼 

원하는 방향을 찾아가지 못해서 그러는 거야.

수컷에게 몸길이 보다 더듬이가 

두 배나 더 긴 이유는 감각이 종족의 유지와 

생의 무게를 지탱해 가는 첨단 무기라는 걸 거야.

나에게도 더듬이가 있지.

머리끝에서 발바닥 끝까지 영적신경과 말초신경이 

연결되어 있어서 서로가 소통이 끊어지면 

중심을 잃고 자빠지게 되어있어.

장마가 시작되면서 습한 기운이 

뻐근하게 뼈와 살사이에 침투하면서

너를 향해 서지 못하는 이유는 

신경더듬이가 막혀서 그래.

골병든 사람들이 주제넘게 넘쳐나서 

탓할게 필요해진 의사들이 피로가 겹쳤다는 핑계로 

파업을 선언하고 문을 잠근 병원이 

양심을 회복하고 다시 열리면

각성제를 처방받아 무뎌진 신경계를 깨워볼 생각이야.

알량한 약에 의존해서라도 무리를 해야 해.

왜?냐면 말이지, 너를 잃어버리면 

내 더듬이는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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