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 들이기
마무리가 되지 않는다면 만족할만한
결과를 마주할 수가 없다.
시작과 끝이 동일선에 있어야
비로소 맺어졌다고 할 수 있다.
솥에 쌀을 안쳐 놓고 한차례 끓을 때까지가
밥 짓기 과정의 절정기다.
끓고 난 후가 중요하다. 불조절을 알맞게 해야 하고
설익은 쌀알들이 고슬고슬한 밥알이 될 때까지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세심한 정성과 과감한 결단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자칫 불을 꺼야 할 때를 놓치면 밥이
거뭇거뭇하게 타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한 사람에게 마음 정성을 들여놓고 뜸을 들이고 있다.
가진열정을 바닥까지 긁어내야 했다.
시간이 남아있을 틈이 없도록 쏟아냈다.
그에게 따순 밥 한 그릇이 담긴
소박한 밥상을 차려주고 싶어서다.
거침없는 시간을 싸매고 돌아다니다가도 생각나면
언제든 찾아들고 싶도록 생명을 키워낸 태반처럼
마음 둘 곳이 되어주고 싶은 것이다.
맛나게 비운 밥그릇을 내밀며 한 숟갈만 더 달라는
배부른 말을 일상처럼 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