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시
핸디
주말골퍼들은 한 팀 4인이 기본이다. 간혹 인원 모집이 되지 않아 3인이 플레이를 하기도 하지만 왠지 한 사람의 부재가 차지하는 공백이 크게 느껴져 재미가 반감된다. 개인의 플레이 역량을 즐기기 위한 스포츠지만 동반자와의 유대감을 높이고 서로에 대한 배려가 중요시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플레이 전에 서로 핸디를 확인하고 가볍게 긴장감을 주기 위해 스트로크 방식에 내기를 추가한다. 핸디는 핸디캡의 줄임말이다. 18홀 파 72타를 기준으로 몇 타를 더 치거나 덜 치는가를 따지는 용어다. 아마추어들, 특히나 주말골퍼들은 언더파를 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대부분 몇 타를 오버하는지를 묻게 되는 것으로 통용이 된다. 핸디를 주고받는 것은 최소한의 공평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모든 스포츠는 하수가 고수를 이길 확률이 적다. 골프는 더욱더 그런 스포츠다. 따라서 고수에게 하수가 핸디에 따라 사전 혹은 사후에 보정을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절대 아니다. 그렇다고 변수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플레이어의 그날의 컨디션, 페어웨이와 그린의 컨디션 그리고 맨탈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생겨난다. 일시적인 핸디의 역전현상이 나타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18홀 중 한두 홀에 숨어있던 핸디가 발목을 잡아 하수를 하수답게 만들어버리는 묘미가 발생하고야 마는 것이 또한 골프다. 장갑을 벗을 때까지는 결과를 알 수 없다는 말은 주말골퍼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데 그치는 것이 대부분이다. 첫 홀 시작의 설렘과 자신감은 금방 역시 나로 바뀌고 홀을 더해갈수록 마음이 비워지고 즐겁게 치자는 명랑골프로 전환이 된다. 핸디를 몇 개 줄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습과 상황상황에 대한 대응력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맨탈의 유지가 동반되어야 한다. 이 중에서도 맨탈이 강해야 샷도 퍼팅도 좋은 상태를 지속할 수가 있다. 결국 맨탈이 핸디를 좌우하는 가장 큰 변수라고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18홀 내내 끌고 가야 한다. 무너진 홀은 빨리 머릿속에서 지우고 다음홀을 시작하기 전에 평정심을 찾아야 한다. 인생도 그렇다. 수없이 무너지고 아프지만 실패의 늪에서 빠져나와 다시 시작을 해야 한다. 실패는 삶의 핸디다. 실패를 줄이는 것이 인생의 핸디를 줄이는 것이다. 포기하면 영원히 핸디는 줄어들지 않고 고정되어 생의 발목을 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