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시
반성은 그만할래요
시간의 흐름은 상대적인 거리입니다.
마음에 여유가 없는 이에게는 눈앞이 멀게만 보입니다.
원하는 만큼 혹은 기대한 수준과 비슷하게 살아와서
급할 게 없는 이에게는 흘러간 대로의 거리일 뿐입니다.
닿지 못했다는 이유로 별을 띠워놓고
밤하늘의 숫자나 헤아리며 반성이라는 명목의
후회는 이제부터 하지 않겠습니다.
가보고 싶은 거리만큼, 가야 할 지점에 이를 만큼
무료하지 않을 거리를 띠워놓은 별다리를 놓겠습니다.
반짝이는 별빛의 징검다리를 따라
헤아려야 할 숫자들을 하나씩 지워나가겠습니다.
할수록 자책만 증폭시키는 반성은 그만두겠습니다.
대신에 겪어보지 못한 질김으로 다시 꿈을 세우겠습니다.
그런 만큼 남 탓보다도 내세울 가치가 없는
내 탓도 그만두는 게 좋겠습니다.
후회를 빙자한 반성은 지속가능한 핑계가 되지 못합니다.
자발적인 자존감을 의지의 자기장으로 끌어올려
가깝고 먼 앞뒤의 시간에 당당해져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