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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글 Oct 24. 2024

이로운 생이었기를

새글 에세이시

이로운 생이었기를


찬기운에 노출되는 시절을 반복해 겪을수록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이들의 가을이 아프다.

단풍이 들듯 몸속에도 가을이 드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명목의 굴레로 혹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위해서는 해준 게 없는 이들이 유독 가을을 탄다.

다리근육이 퇴화되어 걷기가 불편하다거나

가슴에 바람이 들어 숨쉬기가 춥다거나

외로움이 깊숙이 스며드는 이유를 저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를 알아주는 이들에게 지나간 추억으로 

자리를 잡아야 할 때 이로운 생이었기를 소원한다.

주고받음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고 기억해 주었으면.

저절로 한 폭의 미소가 지어지는 인물화로 그려지기를.

나에게나 그들에게나 앞서있는 날에는

아픔이 헐거워지는 가을이 남아있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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