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창의력을 키우는 5가지 방법
이화선 작가는 창의적인 삶의 모습으로 5가지를 제안한다. 5가지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자신의 독서와 연구, 강의의 내용을 잘 버무려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5가지 질문을 - 관찰, 모방, 몰입, 실행, 함께 - 라는 키워드로 있는 그대로 물어보고 같이 고민하며 현대인들이 어려워하는 창의성을 기를 수 있다고 선언한다.
쉬운 표현과 예시가 많아 창의성과 인문학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 적합할 듯하다. 책을 읽다 보면 유명인의 도서와 인용이 많은데, 자연스럽게 밑줄을 치고 싶은 욕망이 들 것이다. 책을 읽으면 항상 꼬리를 무는 독서를 많이 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역시 몇 권의 읽을 책이 발생했다. 과학자의 관찰 노트, 생각의 탄생, 아이디어를 내는 방법, 빈센트 반 고흐, 열두 발자국, 몰입FLOW, 린스타트업, 오리지널스,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오는가. 예전에 찜해둔 책도 있고, 읽다 멈춘 책도 있다. 이 중 작가가 가장 많이 인용한 <생각의 탄생>과 <빈센트 반 고흐>는 꼭 읽어야겠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자신이 이룬 모든 창의적 업적의 비밀은 saper vedere에 있다고 했다. 사페르 베데레는 '보는 것을 아는 것'이란 의미이다.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쳐 왔던 것을 잠시 '멈춤'을 통해 자세히 들여다보는 행위가 곧 창의성 개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창의성의 아웃풋은 글, 그림, 기획 등 우리의 직접적인 생산물이다. 나탈리 골드버그는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서 핑크색만 생각하며 5분 정도 산책을 하고 본인이 보고 느낀 것을 써보라고 권유한다. 익숙한 것들에서 관찰의 효과를 통해 글감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다. 이화선 작가 또한 '눈'을 통한 관찰을 뛰어넘어 우리의 오감을 모두 활용한 관찰을 강조한다. 또한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기존의 사물을 부정하여 다른 식으로 생각해보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카피와 스틸은 전혀 다르다. 오스카 와일드는 "재능 있는 이는 빌리고, 천재는 훔친다. Talent Borrows, Genius Steals."라고 했는데 T. S. 엘리엇은 이 말을 "어설픈 시인은 흉내 내고, 노련한 시인은 훔친다. Immature Poets Imitate, Mature Poets Steal."라고 오스카 와일드의 말을 따와 표현했다. 피카소는 "좋은 예술가는 따라 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Good Artists Copy, Great Artists Steal."라고 했는데 이것은 T. S. 엘리엇의 말에서 온 것이다. 이 표현마저도 각 인물들이 단순히 카피하지 않고 훔쳐와서 새롭게 표현한 것이 흥미롭다. 이 말을 스티브 잡스와 오스틴 클레온(<훔쳐라, 아티스트처럼>의 작가)이 다시 사용했으니, 일단 뭐든 훔쳐야겠다.
집중과 몰입은 99도의 물과 100도의 물처럼 전혀 다르다. 100도에서 물이 끓는 것처럼 몰입 상태가 되어야 자의식의 상실을 통해 좀 더 높은 단계로 갈 수 있다. 또한 자신의 능력보다 난이도가 높은 일을 해야 '몰입 채널'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이때 '어렵지만, 재미있어!'가 입 밖으로 나오게 된다. 몰입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주변의 방해 요소와 자극을 치우고, 의도적으로 연속 시간을 확보해 집중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일단 여기까지 정리하면, 창의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오감을 활용하여 관찰을 해야 하고, 훔쳐야 하며, 집중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PDCA(Plan-Do-Correct-Act) 생각정리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Do(실행)이다. 모든 생각과 계획은 시도해야 완성이 된다. 아인슈타인은 '결합해보는 행위'를 강조하며 실행도 생각의 과정임을 역설하였다. 실행을 하면 실패할 수도 있는데, 이 실패의 경험마저 나누고 오래 생각하지 않고 작은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 다음의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작가는 전하고 있다. 관찰하고 훔치고 집중하고 실패한다. 쉽지 않다. 끝까지 가보자.
새로운 발상을 이끌어 내기 위한 '융합'은 혼자서 이뤄내기가 쉽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이것을 보았는데 당신은 무엇을 보았나요?"라고 묻다 보면 우리의 맹시를 보완할 수 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다양성을 싫어하는 이유는 다양성 때문에 더 많은 노력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 우리를 더 생각하게 한다. 오픈 소스 정신의 위키피디아는 공유를 하면 할수록 부유해질 수 있다는 '공유'의 위대함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창의성은 인정 집단이 있어야 개발이 되고 발휘될 수 있는데, 개인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면 현장의 해당 분야 전문가와 평가자로부터 인정되어야 창의적인 산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온몸을 이용하여 익숙한 것을 다시 관찰하고, 위대한 인물들의 업적을 훔쳐와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것으로 바꾸고, 방해 요소를 없앤 공간에서 의도적으로 집중 시간을 만들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행을 통해 생각을 결합해 보고, 자신의 것을 공유하며 전문 집단에게 평가를 받는 이 5가지가 창의적인 삶의 모습이 될 수 있다.
책 속에는 자신이 얼마나 창의적인지 판단할 수 있는 질문지가 있다. 몇 가지의 질문과 점수가 창의성을 모두 대변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현재 삶의 태도와 방식을 업그레이드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질문도 있다. 이제 막 인문학을 알아보려고 하는 분이나 창의성 개발 초보자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추천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