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영원
날들
사라진 기억을 수집하는 것. 어떤 당위도 어떤 감정도 머무르지 않는 곳에서 단지 수집만을 위해 바라보고 매양 만지는 것.
반질해질 때까지 입술을 깨물고 눈을 질끈 감는 것. 몇 잔의 술이 목구멍 깊숙이 파고들었는지 모른채, 더 가볍고 더 무겁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
양극단 모두를 잡고 흔들어 대는 것. 욕정에 한없이 솔직해 지는 것. 순간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찰나를 보듬어 존중하는 것.
나는 그런 걸 가끔 잊고 사는 듯하여. 그리하여, 그리운 나날들.
채풀잎 에세이, <보이지 않는 영원>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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