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에세이

7장.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순간.

by 오구TREE

53세의 여성분과 함께 뛰기 시작한 건,

사실 달리기라기보단 일상의 한 구석을 함께 나누는 일이었다.

그녀는 늘 말했다. “나는 달리기가 익숙하지 않아요.”

숨을 고르며 걷고 짧은 거리조차도 조심스럽게 내딛던 그 발걸음이 아직도 기억난다.

하지만 어제—그녀의 발걸음은 분명 달라졌다.


어깨에 힘이 덜 들어가 있었고, 팔은 자연스럽게 흔들렸으며, 무엇보다 발끝이 땅을 툭툭 차고 나갈 때마다 ‘가벼움’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익숙하지 않다던 달리기가 어느새 그녀 안에 스며들고 있었던 것이다.


“호흡은 어떻게 해야 하죠?”

달릴 때마다 그녀는 빠지지 않고 물었다.

익숙하지 않다는 말 속엔 늘 진지함과 의지가 숨어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반복하는 사람의 묵직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나는 그녀의 옆에서 속도를 맞추며 달린다.

가끔은 한 발짝 뒤에서 때로는 한 걸음 앞에서.

그리고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달리기는 결국, 누군가의 변화가 눈에 보이는 순간을 기다리는 일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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