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에세이

8장. 오늘의 포기, 내일의 도약

by 오구TREE

아침이 밝았다.

알람 소리에 눈을 뜨자마자

오늘은 꼭 달리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벌떡 일어난 건 아니었지만,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절반은 한 셈이었다.

옷을 갈아입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았다.

운동복을 꺼내 입는 그 몇 분이 이렇게나 버거울 줄이야. 그래도 쉬면 다시 시작하기 더 어려워질 테니까, 그냥 몸이라도 움직여보자고 스스로를 달랬다.


신발을 마지막으로 꿰어 신었다.

밤사이 조금 부은 발은 신발에 꼭 맞았다.

어색하게 발끝을 움직이며 문을 나섰다.

집 앞에서 시계를 켜고 가볍게 숨을 고르며 횡단보도까지 걸었다.

초록불이 켜지자 조심스레 뛰기 시작했다.


그런데 고작 100미터쯤 갔을까. 발걸음이 멈췄다.

숨도 차지 않았고 몸도 괜찮았는데 이상하게도 더는 나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 걸어보자.

몇 걸음 더 옮겨봤지만 마음은 이미 멀리 떠나 있었다. 결국 500미터도 채 뛰지 못하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다.


씁쓸한 마음을 달래며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본다.

“이런 날도 있는 거야.”

모든 날이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

오늘의 포기가 내일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무조건 버티기보다는 잠시 멈춰서는 용기도 필요하다. 때로는 이렇게 물러나는 하루가, 나를 더 멀리 데려다줄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나를 다그치지 않는 것.

오늘을 쉰다고 해서 내가 멈춘 건 아니니까.

작가의 이전글달리기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