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에세이

12장. 달리는 나를 준비하는 시간

by 오구TREE

달리기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신발 말고도 어떤 준비물이 필요할지 궁금할 수 있다.


우선 옷.

통풍이 잘 되는 기능성 옷이면 충분하다.

여름엔 반팔과 반바지, 혹은 싱글렛(민소매)이 가장 기본이다.

문제는 겨울이다.

추울 때는 무엇을 입고 뛰어야 할지 막막해진다.


겨울 러닝의 정석은 이렇다.

기모 레깅스 위에 반바지를 겹쳐 입고,

기능성 긴팔 위에 바람막이나 플리스를 더한다.

살짝 춥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뛰다 보면 금세 몸에 열이 오른다.

겨울에는 옷보다 악세사리가 훨씬 더 중요하다.


겨울 러닝 3대 필수템은 장갑, 넥워머, 그리고 모자다.

일상에선 잘 쓰지 않던 것들이지만,

러닝할 땐 이 셋이 놀라울 만큼 제 몫을 해낸다.


장갑은 손을 계속 흔들어야 하는 러닝의 특성상 필수다.

넥워머는 얼굴을 반쯤 덮어 기관지를 보호해 주고,

모자는 머리에서 빠져나가는 체열의 대부분을 잡아준다.

이 세 가지가 갖춰지면,

양손이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러닝벨트까지 준비해두면 더욱 좋다.


달리다 보면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일상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신체의 감각이다.

그 느낌이, 나쁘지 않다.

힘들다 싶을 때 딱 한 발만 더 내디뎌보자.

어느새 목표 지점에 다다른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땀을 흘리고 나면 기분은 상쾌하다.

샤워로 마무리하고, 맥주 한 캔을 열면—그건 정말이지,

작지만 확실한 극락이다.


이 루틴이 반복될수록

당신은 어느새 러닝에 빠져들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쯤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걷는 것보다

달리는 걸 더 잘하는지도 모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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