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에세이

24장. 배가 고파서 멈췄다

by 오구TREE

오늘, ‘자기 뱃고래에 맞게 먹어야 한다’는 말을 온몸으로 깨달았다. 냉동실에 얼려둔 밥이 한 덩이밖에 남지 않았고, 점심은 자연스럽게 그 양에 맞춰야 했다. 평소보다 양이 적긴 했지만, 앉아서 일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배는 다소 허전했지만, 그 허전함이 곧 에너지 부족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저녁이 되자 운동을 나갈 계획이 있었다. 장거리 러닝을 할 생각에, 식사는 가볍게 쉐이크로 때웠다. 운동 전에는 배가 부른 것보다 약간 고픈 편이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식사 후 바로 달렸다가 옆구리가 아파 고생한 기억도 있었다. 오늘은 시간적 여유도 있었기에, 10km 정도를 넉넉히 달리거나 적어도 7km는 채워보자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평소보다 호흡이 더 거칠었고, 리듬도 쉽게 잡히지 않았다. 2km쯤 지나서야 겨우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 이제 감이 잡히나 싶었는데, 3km부터 다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목표했던 거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채, 몸은 점점 지쳐갔다.


결국 4.6km에서 멈췄다. 발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왜 이렇게 힘이 없지?’ 잠시 곰곰이 떠올려보니, 정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점심을 제대로 챙겨 먹지 않은 탓이었다. 운동을 견딜 만큼의 에너지를, 나는 애초에 몸에 공급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 경험을 통해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꼈다.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선, 그 하루에 필요한 연료를 채워 넣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특히 운동을 계획한 날이라면, 더더욱 신경 써야 한다. 운동은 단지 근육만 움직이는 일이 아니라, 몸속 에너지의 흐름이기도 하니까.


앞으로는 달리기 전에, 그리고 일상 속에서조차도 내 몸의 필요에 귀 기울이기로 했다. 적당한 식사, 균형 잡힌 영양, 그리고 회복을 위한 충분한 휴식까지. 이 모든 것이 달리기 위한 준비이자, 건강한 삶을 위한 기본이란 걸 오늘에서야 다시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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