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장. 대회를 앞둔 우리만의 작은 완주
철원 마라톤 하프코스 대회를 앞둔 마지막 연습 날이었다.
혼자서 10km, 15km씩 꾸준히 달려왔지만, 대회를 코앞에 두고는 21km를 미리 경험해봐야 할 것 같았다.
혼자서는 무리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나의 든든한 동반자이자 코치, 그리고 운동 단짝인 엄마와 함께라면 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두려움이 앞섰다.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거리를 뛴다는 건 언제나 무서운 일이다.
게다가 대회를 앞두고 부상이라도 입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목표는 두 시간 반 안에 완주하는 것.
조심스럽고 긴장된 마음으로 우리는 달리기 시작했다.
늘 그렇듯, 호흡이 안정되기까지는 2~3km가 걸렸다.
리듬을 찾고 나자 15km까지는 비교적 수월했다.
날씨도 좋아, 가끔은 주변 경관을 둘러보며 여유를 부릴 정도였다.
문제는 18km부터였다.
골반이 꽉 잠겨버린 듯 움직이지 않았고, 몸은 지칠 대로 지쳐 다리가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그때마다 엄마는 익숙한 구령을 외쳤다.
“하나, 둘, 하나, 둘.”
엄마의 목소리에 발을 맞추다 보니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몇 발자국 못 가 결국 멈춰섰다.
그 자리에서 물을 마시고, 에너지젤을 먹었다.
“조금만 더.” 마음속으로 되뇌이며 다시 발을 뗐다.
20.5km.
단 500미터만 남았다.
“이제 질주해보자!“는 엄마의 말에 남은 힘을 다 짜냈다.
그리고 마침내, 완벽하게 21km를 완주했다.
시간도 목표했던 두 시간 반 안에 아슬아슬하게 들어왔다.
그날의 연습 덕분에, 철원 대회를 무사히 치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생겼다.
마지막 질주를 해낸 순간, 내 체력이 하프에서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묘한 자신감도 얻었다.
엄마도 나를 더 믿게 되었다.
우리는 그렇게, 대회라는 하나의 문턱을 넘기 위해 서로의 힘을 믿고 합친, 단단한 유대감을 가지게 되었다.
진짜 대회는 아직 남아 있었지만,
그날 우리 둘은 이미, 우리만의 작은 대회를 완주한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