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장. 고요한 반항의 이름으로, 오늘도 운동화 끈을
비가 온다. 오늘 운동은 못 하겠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아쉽지가 않다. 이번 주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주에는 여기저기 빠지는 날이 많았지만, 이번 주는 나름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 변화는 아주 사소한 데서부터 시작됐다. 옷을 갈아입는 데 고민이 없었던 것.
퇴근하자마자 곧장 운동복으로 갈아입었고, 뭔가 간단히 먹겠다고 망설이다가 소파에 앉는 일도 줄었다. 몸을 움직이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결심이 필요했지만, 그 결심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무릎은 여전히 신호를 보낸다. 아프다고, 조심하라고. 그럼에도 부지런할 수 있었던 건, 무릎이 아니라 다른 건강 문제 덕분이었다.
2022년 12월, 마지막 날. 난소에 생긴 큰 혹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생리통이 사라졌고, 그로 인해 모든 문제가 해결된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어느 순간부터 생리가 잘 오지 않았다. 1년에 열두 번은 있어야 할 생리가, 2024년 한 해에는 겨우 다섯 번뿐이었다.
병원을 찾았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 그래서 내가 이렇게 계속 살이 찌기만 했구나.’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몸이 지방을 자꾸만 쌓아왔던 것이다.
의사는 호르몬제를 처방했다. 하지만 약을 먹으면 살이 더 찔 수 있다는 말에, 오기가 생겼다. ‘운동으로, 내 의지로 이겨보자.’ 그렇게 다짐했다.
그리고 정말로, 부지런히 운동했다. 점점 운동 횟수를 늘려갔고, 지금은 일주일에 네 번 정도 달리고 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여전히 길 위에 있다.
6개월 뒤에는 다시 피검사를 해볼 예정이다. 이번엔 약이 아니라, 내가 만든 변화로 달라졌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나는 불행의 총량을 믿는다. 이미 충분히 아팠으니, 이제는 조금 나아질 일만 남았기를. 이 비가 그랬으면 좋겠다. 더 나빠지는 게 아니라, 그저 씻어내리는 것이었으면.